공매도 세력 '충격'…주가 급등에 수조원 잃었다

입력 2023-11-24 14:53   수정 2023-11-24 15:08


국내 증시의 공매도 투자자들이 공매도 부분재개 이후 수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주가 급등이 손실의 주요 원인이었다.

24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공매도 부분재개 조치가 시행된 때(2021년 5월 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국내 증시의 공매도 투자자들은 에코프로비엠 공매도로 모두 8330억원의 확정손실을 입었다. 이 기간 모든 거래일의 에코프로비엠 종가와 공매도 잔고를 교차 분석해 얻은 데이터다. 확정손실은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함에 따라 입은 손실을 말한다.

올 들어 이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게 손실의 원인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공매도 부분 재개 뒤 사상 최고가(지난 7월 25일 46만2000원)까지 975.84% 급등했다.

같은 기간 공매도 투자자들이 에코프로 공매도로 입은 손실은 7587억원에 달했다. 이 종목은 공매도 부분 재개부터 사상 최고가(지난 7월 25일 129만3000원)까지 2520.54% 올랐다. 이어 HLB(-990억원), 엘앤애프(-597억원), 후성(-24억원) 등에서도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다.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잔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10개 종목의 확정손실을 모두 더하면 이 기간 손실 규모가 1조7056억원에 이른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대세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 공매도 투자자의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며 "한두 종목에서의 실패가 전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아직 청산하지 않은 공매도 포지션에서는 평가수익이 많이 난 상태다. 이 기간 미청산 공매도 포지션의 평가수익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서 각각 3870억원, 757억원이다. 공매도 잔고 상위 10개 종목의 평가수익은 합계 7006억원으로, 확정손실과 합치면 손실 규모는 1조50억원으로 줄어든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금지의 대안으로 개별종목 선물 매도를 하는 '풍선 효과'도 관찰된다. 개별종목 선물 매도는 "미래 특정 시점에서 약속한 가격으로 주식을 팔겠다"고 약정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해당 종목을 장내 매수한 뒤 계약을 청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공매도와 마찬가지로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낼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화오션 선물은 지난 21일 기준 2만2200원으로 당일 이 종목 현물 종가(2만6750원)보다 17.2% 낮았다. BGF리테일(-6.2%)과 포스코DX(-6.2%)의 선물 가격도 당일 현물 종가보다 낮았고 팬오션(-3.1%), CJ ENM(-3.1%), 카카오게임즈(-2.9%) 등에서도 선·현물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선물 매도가 늘어나 선물 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선·현물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해외 펀드가 공매도 금지 이후 1850억원에 달하는 개별종목 선물 매도를 하며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며 "공매도의 주요 대상이었던 종목이 개별종목 선물 매도 대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개별종목 선물 매도는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공매도와는 반대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투자자문사 클렙시드라캐피탈의 박상현 애널리스트는 "선·현물 가격 역전이 지속되면 공격적인 선·현물 차익거래(가격이 낮은 선물을 매수한 뒤 만기 때 가격이 높은 현물을 받아 매도하는 것)가 급증해 궁극적으로 주가(현물)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물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도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현물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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